8th 상영작

제목 : 녹차의 맛 The Taste of Tea
감독 : 이시이 카츠히토 (Katsuhito Ishii)
정보 : Japan/2003/143min/35mm/Color

괴짜지만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하루노 가족은 토쿄 외곽의 조용하고 그림 같은 산골 마을에 산다. 시도 때도 없이 거대한 또 하나의 자신을 맞닥뜨리는 여섯 살 소녀 사치코, 첫사랑의 감정에 들떠 있는 사춘기 소년인 오빠 하지메, 오래 전에 그만둔 애니메이터 일을 다시 시작하려고 식탁에서 그림을 그리는 엄마, 정신과 의사로서 종종 가족을 상대로 최면술을 사용하는 아버지, 자신이 마임을 하는 예술가라고 믿는 할아버지, 사랑의 기억을 지우고 싶어 하는 삼촌 아야노. 이들의 평범한 듯 특별한 일상사가 오밀조밀 펼쳐진다. 영화는 한 가족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목표를 달성해 나간다는 아주 작고 평범한 이야기지만 그것이 펼쳐지는 방식과 이미지는 동공을 확대시키고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는 마술과도 같다. 전설적인 애니메이터였으나 치매증상을 보이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의 방에서 발견된 것은 가족 하나하나를 주인공으로 그린 수동식 '드르륵' 애니메이션북이었다. 세상에! 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가장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관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상어가죽 남자와 복숭아 소녀>의 이시이 카츠히토 감독은 전작과는 사뭇 다른, 느리고 신비로운 신작으로 PiFan에 돌아왔다. 전작에 이어서 주연을 맡은 아사노 타다노부의 연기하지 않는 듯한 존재감은 산의 존재감과 더불어 이영화의 토대가 된다. 테라지마 스스무, <고하토>의 다케다 신지, 초난강, 그리고 <에반게리온>의 감독 안노 히데야키에 이르는 화려한 조연과 카메오들은 영화 곳곳에서 톡톡 튀는 개성으로 유쾌함을 더해준다. 너무나 일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울림을 가지는 이 특별한 작품은 올해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김도혜)

이시이 카츠히토 (Katsuhito Ishii)

1966년 생. 이시이 카츠히토는 어려서부터 만화를 즐겨 그렸다. 성장하면서 대중문화와 현대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미술 쪽으로 진로를 정하게 된다. 대학졸업 후 시각 예술에 보다 관심을 기울인 그는 80여 편의 상업 광고를 찍은 뒤, [상어가죽 남자와 복숭아 소녀]로 데뷔한뒤, [ 파티 7 ](2000)을 연출했다. 2001년부터 2002년에는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에도 참여했으며, 쿠엔틴 타란노의 [ 킬빌 vol 1 ]에서 오렌 이시이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었던 독특한 애니메이션 시퀀스는 바로 그의 솜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