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th 상영작

제목 : 알트라 Aaltra
감독 : 구스타브 케르베른 (Gustave KERVERN) 베누아 델핀 (Benôit DELEPINE)
정보 : Belgium/France/2004/90min/35mm/B&W

한적한 교외에 살면서 파리에 직장이 있는 잘나가는 멋쟁이 구스는 근사한 모터사이클을 타고다닌다. 한 스타일하는 그에게 아주 기분 나쁜 이웃이 있다. 늘 허연 런닝셔츠 바람에 부스스한 봉두난발의 농부 벤이다. 완전히 다른 인생관 때문인지 이들은, 서로의 존재가 기분 나쁘다. 두 사람은 서로를 미워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도 되는 듯 사사건건 충돌한다. 어느 날 벤의 트랙터가 내는 소음을 참지 못한 구스는 모터사이클을 타고 전속력으로 질주하여 벤에게 따지러 간다. 흑백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장렬하게(?) 가로지른 벤의 질주는 생애 마지막 그것이었다. 트랙터에서 몸싸움을 하던 둘은 기계 오작동으로 사고를 당하고, 영구적인 하반신 마비의 신세가 된다. 한 병실에 나란히 누워서 이를 갈던 이들은 다시는 서로를 보고 싶어 하지 않지만, 핀란드로 떠나는 기차역에서 맞닥뜨린다. 문제의 트랙터 '알트라'의 제조공장을 찾아 나선 것. 두 장애자의 휠체어 로드무비로 기어를 바꾼 영화는 여기서부터 모든 고정관념을 깨기로 작정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이용해, 자신에게 동정과 선의를 표시하는 사람들을 속이고, 뻔뻔스럽고 염치없이 신세를 지고, 물건을 슬쩍하기도 한다. 관객은 이 독특한 녀석들을 절대로 동정할 수 없다. 눈물 짜내는 신파나 장애인을 측은히 여기는 착한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멋지게 비틀린 블랙유머와 발칙한 시선에 뒤통수 맞은 기분이 될 것이다. 대사를 절제하고 한 발짝 떨어져서 상황을 바라봄으로써 더 큰 웃음을 만들어내는 코미디 화법과 세련된 흑백 화면은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준다. 보너스는 핀란드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카메오 출연. (김도혜)

구스타브 케르베른 (Gustave KERVERN)

감독, 시나리오 작가 겸 배우인 그는 [톡 톡 톡](2001), [카메라 카페](2001), [그로랑드새] 등의 TV 시리즈에 출였했으며, [알트라]로 연출 데뷔했다.

베누아 델핀 (Benôit DELEPINE)

1980년 이후로 카피라이터이자 배우로 활동한 그는 프랑스 카날 플러스에서 [정보 인형극], [그로랑드새] 등의 TV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단편영화로는 [간신히](1996), [마이클 대 월드 뉴스 컴퍼니](1998) 등을 연출했다. [알트라]는 그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