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th 상영작

제목 : 로봇 이야기 Robot Stories
감독 : 그렉 박 (Greg Pak )
정보 : USA/2002/85min/35mm/Color /1.85/SR

2002년 햄튼즈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한국계 미국인 감독 그렉 박의 옴니버스 디지털 영화. 인간의 아이를 입양하기 전에 우선 로봇을 길러야 하는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로봇 아기 키우기>,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아들의 장난감 로봇 컬렉션을 수리하려고 하는 어머니의 이야기인 <로봇 고치기>, 안드로이드 사무원의 사랑을 그린 <기계의 사랑>, 그리고 죽음을 눈앞에 둔 조각가가 육체의 죽음과 디지털 세계의 불사(不死) 사이에서 고민하는 <점토> 등, 로봇이라는 존재를 통해 사랑과 죽음, 가족애를 표현한 네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컴퓨터와 로봇 공학이 고도로 발달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과 로봇의 교류를 다룬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테크놀로지보다 인간적인 ‘감정’의 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소재에 있어서는 TV시리즈인 <환상특급 Twilight Zone>을 위시, 스필버그의 ,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와도 맞닿는 SF의 다양한 클리셰를 활용하고 있지만, <로봇 이야기>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것은 웨인 왕의 <조이럭 클럽>에서 볼 수 있었던, 아시아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미묘한 인간관계의 흐름이다. 인간의 일상생활을 규정할 정도로까지 발달한 과학기술의 상징인 ‘로봇’은 바로 이런 관계의 맥락에서 분석되고, 피와 살을 얻으면서 인간화(人間化)된다. 충분한 사색 과정을 거친 세련된 각본에서는 어릴 적부터 SF소설을 탐독해 온 감독의 균형 감각을 느낄 수 있으며, 특별한 특수효과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할리우드풍의 블록버스터 대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김상훈)

그렉 박 (Greg Pak )

한국계 미국인인 그렉 박은 예일대학에서 정치학을, 옥스퍼드 대학에서는 로도스 장학금으로 역사학을 전공한 학구파 출신이다. 뉴욕대학원 영화과정에서 영화제작을 공부한 그렉 박 감독은 94년부터 다양한 단편영화들을 연출하여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하면서 기대주로 떠올랐다. 아카데미영화제의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인 [개인적인 것들 The Personals]에서는 촬영을 담당했으며, 디지털 영화작업으로 주목받으며 아시아판 《타임》지의 표지를 장식한 바 있다. 어릴 때부터 SF 팬이었다는 그렉 박 감독은 로봇을 소재로 한 단편영화를 작업하던 중 네 개의 에피소드를 묶어 장편데뷔작으로 [로봇 이야기]를 내놓았고, 이 작품으로 햄튼즈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