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th 상영작

제목 : 싸이퍼 Cypher
감독 : 빈센조 나탈리 (Vincenzo Natali )
정보 : Canada/2002/97min/35mm/Color/1.85

1997년 40만 달러의 저예산 스릴러 <큐브>로 단숨에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빈센조 나탈리가, 이번에는 미대륙을 종횡무진하는 커다란 스케일의 영화로 다가왔다. 영화는 산업 스파이전에 연루된 한 중년 사내의 모험을 그린 ‘기업 SF 스릴러’다. 권태로운 일상을 보내던 모건 설리반은 우연히 스파이로 픽업된다. 그는 온갖 첨단 장비와 비밀스런 업무에 매료되지만, 시간이 지나자 자신이 디지코프와 선웨이라는 두 회사 간의 경쟁에 볼모가 된 것을 깨닫는다. 한편 정체 모를 여인 리타가 나타나 그가 세뇌당하고 있으며, 도난당한 기억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는 드넓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매 장면의 배경은 인공적인 세트다. 단편 <엘리베이터 Elevated>와 데뷔작 <큐브>에서 한정된 세트에서 알 수 없는 위기에 빠진 인물들의 반응을 흥미롭게 잡아냈다면, <싸이퍼>에서 나탈리 감독은 여러 개의 세트를 이용해 이러한 위기를 증폭시킨다. 스토리보더로 경력을 쌓은 감독의 탁월한 조형 감각이 돋보이는 <싸이퍼>의 세트는 이야기가 언제, 어디서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도록 하며, 이런 것이 드라마의 미스테리를 더욱 고조시킨다. 하지만 <큐브>가 문제를 풀어 가는 과정을 그릴 뿐, 끝내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데 비해, <싸이퍼>는 종국에 뭔가를 설명하려 시도한다. 리타와 관련되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마지막에 선뜻 동의할 수 없는 관객들도 있을 것이다. 나탈리 감독은 <싸이퍼>를 통해 히치콕-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과 큐브릭-시계태엽장치의 오렌지-에 오마쥬를 표한다. 주연 제레미 노담과 필름 느와르적인 팜므 파탈을 연기한 루시 리우의 연기도 눈부시다.(김영덕)

빈센조 나탈리 (Vincenzo Natali )

"영화 [스타워즈]를 처음 본 11살 때부터 모든 것이 변했다"는 나탈리 감독은 슈퍼 8mm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SF 영화에 푹 빠져 청소년기 보냈다. [비틀쥬스] [코드명 J.] 등의 스토리보드를 그리며 영화판에 뛰어든 그는 1997년 제작한 [큐브]와 단편 [엘리베이터 Elivated]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큐브]의 신선한 충격을 잊지 못하고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에게 [사이퍼]는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