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th 상영작

제목 : 해적, 디스코왕 되다. Bet on My Disco
감독 : 김동원 (Kim Dong-won)
정보 : Korea/2002/107min/35mm/Color/1.85/Dolby SR-D

<해적, 디스코왕 되다.>는 김동원 감독이 대학시절 연출한 단편 <‘81 해적, 디스코왕 되다>에 갖가지 살을 덧붙여 업그레이드한 장편 데뷔작이다.
이 영화에는 80년대 초반 서울의 정감어린 달동네를 배경으로 아련한 향수를 자연스럽게 끄집어내게 하는 추억의 소품들과 세트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고, 소품들만큼이나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사람냄새 나는 소박한 ‘정’이나 ‘사랑’이 영화 전체에 걸쳐 드리워져 있다.
허나 <해적, 디스코왕 되다.>는 80년대 서민들의 고단하고 신산한 삶을 카메라에 담아낸 필름은 아니다. 현실과는 사뭇 동떨어진, 어수룩하기는 하지만 너무나 착하고 유쾌한 생활의 정서만을, 촌스럽지만 동화적인 형식을 빌려, 고스란히 길어올린 ‘판타스틱’한 코미디이다. 주인공 세 녀석이 ‘숨쉬는 인형 같은’ 소녀 봉자를 구출하기 위해 좌충우돌하며 훈훈한 무용담을 펼치는 극의 내용을 보자면, 자그마한 ‘모험’극이라 볼 수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모해가며, 사람의 향기가 점점 엷어지는, 속도전의 디지털시대 속에서만 살아온 요즘 세대들에게, 아날로그적인 톤을 품은 이 영화가 어떠한 감흥을 불러일으킬지, 또는 왕년에 에로, 액션영화의 상징적 존재로 인식되었던 이대근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신세대들의 망막에는 어떠한 형태로 흔적이 남을지, 자못 궁금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분명, 이 영화는 매끈하게 잘 빠진 웰 메이드 부류도 아니고, 액션의 합 역시 생동감 있게 그려진 영화도 아니다. 하지만 80년대의 디스코는 사실 어설픔을 수반한 채 패기와 열정을 바탕으로 한 몸짓으로 빛을 뿜어낸 춤이였기에, <해적, 디스코왕 되다.>에서 드러난 소소한 흠들은 오히려 이내 친밀감있는 뚝심과 진심으로 치환돼 비춰진다.(서대원)

김동원 (Kim Dong-won)

1974년생. 서울예대 영화과를 졸업한 김동원 감독은 ['81 해적 디스코왕 되다], [로맨스 뽀뽀] 등의 단편영화를 연출하고 봉준호 감독의 [플란더스의 개] 등의 작품에서 연출부 경험을 쌓았다. [해적, 디스코왕 되다.]는 김동원 감독의 장편데뷔작이자, 자신의 단편영화를 직접 장편으로 업그레이드시킨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