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th 상영작

제목 : 사마귀 부인 The Praying Mantis
감독 : 파울 하라더 (Paul Harather )
정보 : Austria/2001/83min/35mm /Color/2.35/SR-D

하수구로 굴러 떨어지는 결혼반지의 느린 이미지로 시작하는 <사마귀 부인>은 “죽음이 둘을 갈라놓을 때까지...”라는 성혼서약을 쓴맛 우러날 때까지 곱씹게 하는 블랙 코미디다. 만성적인 우울과 권태로 주름진 중년여인 트릭시 얀칙은 하녀처럼 살아온 불우한 주부. 이따금 남편 몰래 찾는 경마장에서 숨구멍을 찾던 트릭시는 이웃남자 칼리에게 경마장에서 돈을 꾸었다가 못된 협박을 받는다. 평생 봉사 끝에 빈털털이로 이혼당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직면한 트릭시는 심장병을 앓는 남편에게 처방과 다른 약을 건넨다. 홀몸이 된 트릭시는 돈 많은 애정결핍의 남자들과 재혼해 배우자를 차례로 절명시키는 사마귀 여인으로 변해 간다.
세상살이는 TV 경찰 시리즈나 추리소설 같지 않아서 미결된 사건투성이에다 활보하는 살인범들의 광장, 이라고 <사마귀 부인>의 파울 하라터 감독은 믿는다. 과연 트릭시가 살인을 거듭하고 심지어 수상한 내용물의 정육점 봉투를 들고 전차에 올라타도 세상은 이 선량한 주부를 의심하지 않는다. 트릭시는 허술한 정의의 덫에 잡히는 것이 아니라 사냥꾼의 철칙을 잊고 로맨틱한 사랑의 환상을 믿는 순간 포충망에 걸린다. 이 현실성은 <사마귀 부인>을 웃어넘길 수 있는 엽기 코미디 이상으로 만든다. 트릭시 역의 크리스티아네 회르비거가 해진 행주 취급을 받던 초라한 여인에서 성형수술 같은 깜짝변신 없이 투박한 용모 그대로 팜므 파탈로 변모해 가는 모습이 백미. 삶에 대한 트릭시의 반격은 도중에 길을 잃는다. 그러나 최선의 결혼만이 최선의 삶을 구하는 유일한 방도였던 세대의 여성들에게 그녀의 악행은 아귀가 맞는 복수일 수도 있다는 점이 <사마귀 부인>의 서늘한 아이러니다. (김혜리)

파울 하라더 (Paul Harather )

196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하라더 감독은 LA에서 살면서 독일계 프로덕션에서 일하는 인터내셔널한 감독이다. 1993년 LA로 이주한 이후 매년 한 편 이상의 영화를 만들면서 오스트리아의 배우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작업도 병행하는 감독으로 오스트리아 영화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