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상영작

제목 : 실제상황 Real Fiction
감독 : 김기덕 (Kim Ki-duk)
정보 : Korea/82min/2000/35mm/Color

대학로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주인공 나(주진모)는 연극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는 또 다른 ‘나’를 통해 내 속에 있는 과거의 고통스런 기억을 떠올린다. 그 기억들은 내 안에 있는 분노와 살의의 충동을 이끌어 내고, 나는 모두가 죽이고 싶었던 사람들을 차례로 죽이게 된다. 공중전화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다가 한두 번 살의의 충동을 느꼈던 사람들도. 살의를 저지른 사람들도 주인공과 한 패가 되어 마음의 살인을 저지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른 화실에서 지친 일상을 마감하는 순간, 커튼은 쳐지고, 불은 꺼지고, 나는 일어나 초상화를 그리러 대학로의 제자리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나는 영원히 혹은 당분간 무사할 수 있을까. 8대의 35mm카메라, 10대의 디지털 카메라,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35mm스테디캠 두 대. 촬영, 녹음, 조명 팀이 4개 팀으로 나뉘어져 필름을 돌리는 릴레이 형식, 원 컷 촬영을 가능케 한 11명의 시퀸스 감독, 총 촬영시간 3시간 20분. 도무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 모든 상황은 김기덕 감독이기에 가능했던 ‘실제상황’이다. 세계최초라는 이 실험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음과 같은 질문은 남는다. 불가능한 상상을 가능케 만드는 힘이 예술가의 능력이라면 그 시도의 사회적 파장에 대한 책임도 예술가의 몫이라는.(박성경)

김기덕 (Kim Ki-duk)

1960년생. 1992년 프랑스로 건너가 회화를 공부한 김기덕은 94년 한국으로 돌아와 [화가와 사형수]로 시나리오 작가협회 창작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이듬해 [무단횡단]으로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상을 수상하였다. 1996년에 [악어]로 데뷔하였으며, 이 작품은 게릴라식으로 만든 저예산 영화였고, 그의 독특한 영상미에 어느 정도의 팬을 확보하게 된다. 1998년작 [파란대문]은 그의 세번째 작품이다. 이 영화로 더욱 그의 작품세계는 확고해졌는데 제1회 호주 누사영화제에서는 월드 시네마 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각국영화제에서 초청을 받는다. [섬], [수취인불명], [나쁜남자], [해안선]을 발표하며 다작 감독다운 행보를 계속 한다.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독특한 영상미학과 사회 주변부들의 이야기, 저예산 등 김기덕만이 할 수있는 것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