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상영작

제목 : 반칙왕 The Foul King
감독 : 김지운 (Kim Ji-woon)
정보 : Korea/111min/2000/ 35mm/Color

<미스터 굿바를 찾아서>란 영화가 있었다. 낮에는 선생님, 밤에는 사랑을 찾아 헤매는 불나비…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등식에 정말 공감이 가는 것은 지금 여기 발을 딛고 있는 우리들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김지운 감독이 낮에는 평범한 은행원, 밤에는 레슬러, 그것도 ‘반칙왕’(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등식!)이라는 심상치 않은 인물을 내세운 두번째 영화를 내놓았다.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는 등장인물들을 다루는 점은 변함이 없지만 관객의 상상을 뒤엎고 달아나는 솜씨는 전작 <조용한 가족>보다 더 능청스럽고 한결 여유로워졌다. 술 먹자고 애원하는 동료에게, 심각하게 “나 레슬링 하러 가”하는 순간이나 관장 딸에게 사랑고백을 하는가 싶었는데 얼씨구, 뜬금없이 “빽드롭 좀 받아주실래요”라니. 이처럼 감독은 처절한 상황을 코믹하게 전달하면서 레슬링을 통해 김일을 응원하던 흑백TV 시절에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영화 <반칙왕>의 즐거움은 배우 송강호를 보는 즐거움이다. 그는 <쉬리>에서 휘청, 타성에 젖는가 했더니 <반칙왕>으로 돌아와 이제 갓 잡아올린 물고기 같은 퍼덕임과 순발력을 발휘한다. 이제 송강호란 이름 앞에는 당분간 배우 이외의 다른 수식어가 붙지 못할 것 같다. 배우 이외의 다른 어떤 것도 아니었고, 그 어떤 것도 될 수 없었던 <이브의 모든 것>의 마고 채닝처럼. 그 송강호가 영화가 끝나고 극장 문을 나설 즈음 극장입구에서 기다리고 서 있다가 쓰윽 다가와 태연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을 붙일 것만 같다. “쉘 위 레슬링?”(박성경)

김지운 (Kim Ji-woon)

1993년 서울 예전 연극과에 입학하여 연극 [아가씨와 건달들]에 출연하기도 하였다. 1994년 연극 [뜨거운 바다], 1995년 연극 [무비 무비]를 연출하였다. 1998년 영화 [조용한 가족]으로 감독 데뷔하였는데, [조용한 가족]은 해외에서 더 큰 호응을 얻었다. 포르투갈의 판타스포르토영화제, 스페인의 시체스영화제, 벨기에의 브뤼셀영화제 등 세계3대 판타스틱영화제에 모두 초청되는 개가를 올렸으며 판타스포르토영화제에서는 판타지아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두번째 작품인 [반칙왕]은 관객과 비평가 양족으로 부터 사랑을 받았고, 두 편의 영화에서 독창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코미디를 보여준 김지운은 가장 촉망받는 한국영화 감독을 가운데 하나로 꼽히게 되었다. 그리고 2003년 현재 [장화,홍련]을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