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상영작

제목 : 노래로 태양을 쏘다 Shoot the Sun by Lyric
감독 : 조재홍 (Cho Jae-hong)
정보 : Korea/90min/1999/35mm/Color

<노래로 태양을 쏘다>는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사수에 대한 무려 일 년에 걸친 영화인들의 싸움을 조재홍 감독이 발로 뛰어다니며 기록한 생생한 다큐멘터리다. 감독이 연출의 변에서 밝혔듯 “이 싸움은 단지 스크린쿼터 제도만을 지키기 위한 소극적인 투쟁이 아니고, 할리우드로 상징되는 미국의 문화제국주의에서 맞서서 한국의 문화 주권을 지키기 위한 문화영웅들의 싸움”인 것이다. 이 기록에는 명동성당에서의 단식농성, 미대사관에 공개항의문 전달, 해외영화인의 지지, 자신의 영정사진을 들고 행진하는 배우들, 삭발하는 영화인들의 모습(영원히 죽지 않을 노장 임권택 감독도 삭발을 한다)이 담겨있다. 삭발한 영화인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따라 부르는 장면에선 눈물이 저절로 흐른다. 이 장면에선 누구나 노래의 힘을 절감하리라. "빨치산으로 간 사람은 이념 때문이 아니라 빨치산 항쟁가가 가진 구슬픈 가락 때문에 갔다"는 소설가 박경리의 『시장과 전장』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진실을 전하는데 말이 가진 힘의 부족을 절감할 때 우리는 노래에 의지합니다.”라는 몇 년 전 명동성당에서의 한 운동가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하루 두 개의 해가 나란히 나타나 사라지지 않았는데 다른 나라 영웅은 활로 태양을 쏘았지만 우리의 영웅은 노래로 태양을 떨어뜨린다. 그렇게 자신의 태양을 지켜낸 우리 신화의 주인공이 오늘,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는 우리 영화인, 바로 ‘문화 영웅’들이다.(박성경)

조재홍 (Cho Jae-hong)

영화 잡지 기자로 영화계 활동을 시작한 조재홍 감독은 이후 이장호, 정지영 감독의 연출부를 거쳤고, [은마는 오지 않는다]로 1990년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