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상영작

제목 : 위험한 아이 홀기 Holgi
감독 : 귄터 크나르 (Gunter Knarr)
정보 : Germany/1999/86min/ 35mm/1.85/Color

흔히 어린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순수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들 한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짖궂거나 심하더라도 아이들의 장난이나 말썽엔 관대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아이들이라고 모두 순수한 건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 역시 고정관념이다. 아니, 어지간히 타락한 어른보다 휠씬 더 ‘흉악한’ 어린애도 있을 수 있다. 이제 고작 열 한 살인, 이 영화의 꼬마 주인공 홀기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위험한 아이’라고 했지만 이건 너무 온건한 표현이다. ‘지상 최대의 악동’쯤이 제격일 듯. 애가 주인공인데도 오죽하면 영화제의 가장 ‘삐딱한’ 섹션인 ‘제한구역’에서 선보이겠는가. 홀기가 그처럼 지독한 악동이 된 건 물론 그 애만의 잘못이 아니다. 일찌감치 부모를 여의고, 단 하나의 혈육인 형 막스는 멍청한 데다 게으르기 짝이 없다. 농장 일이 아니라 아줌마건 노파건 닥치는 대로 나이 많은 여자들과 잠을 자주는 대가로 받은 돈으로 연명할 정도니 말해 무엇하랴. 결국 홀기의 영악함 내지 사악함은 이 험난한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던 셈이다. 정말이지 어느 날 갑자기 형의 애인 로자가 등장하고 난 후, 그녀와 홀기 사이에 벌어지는 생사를 건 막스 쟁탈전과 주도권 싸움은 예측을 불허할 만큼 치열하다. 동화처럼 출발하지만 종국엔 지옥에서 끝난다는 선전문구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과연 최후의 승자가 누구일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여간 흥미진진하지 않을 거다. 때론 부담스럽기도 하겠지만, 특히 라스트 장면은 깊고도 긴 여운을 선사할 게 틀림없다. (전찬일)

귄터 크나르 (Gunter Knarr)

1955년 생. 프레이에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그는 텔레비전 시트콤의 더빙 대본과 영화의 각본을 써왔다. [위험한 아이 홀기]는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