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상영작

제목 : 나이트 트레인 Night Train
감독 : 레스 번스턴 (Les Bernstien)
정보 : USA/1999/80min/35mm/B&W

이건 우선 도시에 관한 영화다. 멕시코 북서부 미국 국경에 면한 관광도시, 티후아나에 관한 영화에 다큐멘터리적 터치가 짙게 배어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감옥에서 막 나온 중심인물 조에게 도시는 술과 섹스, 마약 등에 찌들어 사는 자기자신처럼 혼란스럽고 황량하기 그지없다. 조처럼 갓 출감한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1929)의 주인공 프란츠 비버코프에게 베를린이 그랬던 것처럼, 설상가상으로 조가 찾고 있는 동생 잭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믿을 수 없다. 그는, 역시 밑바닥 인생인 샘 - 영화의 화자이기도 한 - 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하나둘씩 만나면서 계속 동생의 행방을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동생은 물론, 그 도시에 얽힌 섬뜩한 ‘비밀’에 직면한다. 흑백으로 펼쳐지는 영화는 여러 모로 절정기의 무성영화를 연상시킨다. 특히 을 비롯한 독일 표현주의와 그에 지대한 영향을 받은 캐롤 리드의 <제3의 사나이>나 오손 웰즈의 <악의 손길> 등을 떠오르게 한다. 변화무쌍한 앵글을 구사하는 카메라 구도나 번번히 실루엣 효과를 적절히 이용하는 조명, 다중노출 등에 의한 특수효과 등 미장센과 범죄세계라는 설정… 지극히 사실적이면서도 동시에 초현실적, 환상적 이미지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점에선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나 브뉘엘의 <로스 올비다도스>와도 닮았다. 흑백임에도 간만에 만나는 유려한 이미지의 성찬이다. 스타일은 환락과 범죄로 넘치는 도시의 정체성을 아주 적절히 구현한다. 영화 속에서 스너프 무비 등 일부 문제장면만 없었다면 경쟁부문이나 월드 판타스틱 부문에서 소개되었을텐데 아쉽다. 소수 관객으로 제한되기에 그만큼 아까운 작품이라는 의미이다. (전찬일)

레스 번스턴 (Les Bernstien)

레스 번스턴은 뉴욕에서 사진과 그래픽 디자인 일을 하다가 LA로 옮겨서 시각 효과 촬영감독으로 굉장히 많은 작품에 참여하였다. [파이트 클럽], [스몰 솔저], [단테스 피크], [콘택트], [배트맨 포에버] 등이 그 작품들이다. TV에서도 레스 번스턴은 [스타 트랙: 새로운 세기]로 에미상을 수상하였다. 97년에는 아카데미 수상작 선정자로도 참여했다. [나이트 트레인]은 그의 첫번째 장편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