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상영작

제목 : 식스팩 Six Pack
감독 : 알랭 베르베리안 (Alain Berberian)
정보 : France/1999/105min/35mm/Color

사격장에서 방금 나온 아가씨에게 훤칠한 남자가 한잔 하자고 꼬드긴다. 으슥한 공간에서 느닷없이 살인마로 돌변하는 남자. 며칠 후 참혹하게 난자당한 여인의 시체가 발견된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의 박람회장 시퀀스를 연상시키는 도입부는 처음부터 관객의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현장에 도착한 형사 나단과 필립은 즉각 자신들이 몇 달 전부터 추적해온 연쇄살인과 연관성이 있음을 깨닫는다. 나단은 살인범이 미국인임을 확신한다. 희생자들이 ‘아메리칸 드림’에 사로잡혔었고, 모두 미국관광청에 들렀었다는 단서를 찾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관은 수사에 제동을 건다. 면책특권을 가진 미국 외교관을 건드렸다가 자칫 생길지 모르는 외교비화를 염려해서였다. 나단은 자비를 들여 사건의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시카고에서 만난 경찰간부 맥퍼슨은 파리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미국에서의 사건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연쇄살인의 용의자가 2년 전에 돌연 종적을 감추었기 때문이다. 나단은 매력적인 형사 마린을 미끼로 내세우는 모험을 하지만, 그녀마저 행방이 묘연하다. 사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나단은 차츰 미궁에 빠진다. 그리스 신화에서 하프의 명수였던 오르페우스와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의 비극을 연상시키는 나단과 마린의 관계는 이 영화가 단순한 형사물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식스팬>이란 본래 캔맥주처럼 6개들이 종이상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미국에서는 고객을 위해 기꺼이 모든 것을 희생하는 포르노 배우들을 나타내는 속어로 쓰인다. FBI는 용의선상에 있는 살인범을 지칭할 때 바로 이 ‘식스팩’이란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김시무)

알랭 베르베리안 (Alain Berberian)

1953년 생. [레뉠]과 [공포의 도시]로 탄탄한 구성력을 자랑하는 알랭 베르베리안 감독은 1998년 [파파라치]로 유럽 관객 200만을 동원해 흥행성을 입증 받았다. PiFan2000에 [식스팩]을 출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