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상영작

제목 : 낯선 목소리 Other Voices
감독 : 댄 맥코맥 (Dan McComack)
정보 : Usa/199/104min/35mm/Color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사람들이 느끼는 시대정신(Zeitgeist)을 치밀하게 묘사한 영화 <낯선 목소리>. 한때 세기말과 관련된 여러 담론들이 신문지면을 장식하며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렸지만 막상 그것이 일상사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드물었다. 이런 맥락에서 <낯선 목소리>는 사랑과 생존의 문제, 새로운 감성과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 등과 같은 소재를 절제된 영상언어로 옮겨놓은 흔치 않은 시도로 보인다. 필과 안나는 서로에게 품었던 신뢰감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두 사람 간에는 어쩔 수 없는 괴리감이 있다. 한 침실에서 눈뜬 두 사람은 상대방을 응시하며 애정의 편린이나마 찾으려 하지만 다 부질없다. 사실은 모두 상대방의 불륜을 의심하고 있었던 것.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심지어 필은 변호사인 친구 존에게 아내의 뒷조사를 의뢰하기도 한다. 한편 안나의 오빠 제프는 필이 동생을 속이고 있다는 데에 분개,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을 결심을 한다. 결국 필과 안나는 주체적 판단보다는 타인의 목소리(친구 내지는 오빠)에 의해 서로에 대한 불신을 쌓아가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 상실의 시대에 진정한 사랑은 가능한가? 감독은 세기말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바탕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영상체험을 선사한다. 훌륭한 연기도 영화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맥코맥 감독이 독립영화의 창작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김시무)

댄 맥코맥 (Dan McComack)

댄 맥코맥은 뉴욕에서 성장했으며, 브라운 대학교를 졸업했다. 그의 첫번째 작품 [마이노타워 Minotaur]는 1994년 선댄스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 후, LA에서 텔레비전 대본을 쓰다가 두번째 작품인 [낯선 목소리]를 연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