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상영작

제목 : 올빼미의 성 Owl's Castle
감독 : 시노다 마사히로 (Masshiro Shinoda)
정보 : Japan/1999/138min/35mm/Color

일본 역사극에서 사무라이가 화려한 영웅이라면, 조로처럼 검은 가면을 쓴 닌자는 어둠 속의 존재나 악인, 혹은 <닌자 거북이>같은 할리우드 오락물에 패러디되는 가벼운 캐릭터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빼미의 성>은 이런 상식을 뒤집고 혼란한 전국시대 말기인 16세기를 배경으로 닌자를 일본 역사 전면에 우아한 영웅으로 복원해내는 이색적인 역사극이다. 토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패권쟁탈전에 사용된 닌자들의 투쟁과 모험이 장대하게 그려진다. 히데요시 이전의 권력자 오다 노부나가 닌자의 근거지 이가를 공격해 닌자집단을 몰살한 데서 영화는 시작된다. 살아남은 닌자 츠즈라 쥬조우는 복수를 꿈꾸며 은둔한다. 도쿠가와는 토요토미를 제거하기 위해 츠즈라를 끌어들인다. 복수를 실행하려는 츠즈라는 그를 연모하는 곡예사 키사루, 히데요시 밑에서 일하는 변절한 닌자 카자마드오가 조우하면서 삶의 모순과 비극적 세계관을 실현하는 반영웅이 되간다. 일본 역사소설의 대가 시바 료타로의 원작은 생생한 역사적 사실을 배경에 깔고 역사의 이면에 가려져 패권싸움에 희생물이 돼가는 닌자의 인간적 고뇌를 예리하게 잡아낸다.
일본 누벨바그 출신 마사히로 감독은 그가 줄곧 추구해온 모더니즘적 비극적 세계관과 민중 즉 익명의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묘사한다. 홍콩 무술액션이나 사무라이 액션과는 다른 힘과 은밀함이 깃든 장대한 액션 미장센이 눈길을 끈다. 특히 한국관객에겐 임진왜란 시기라는 역사적 배경이 더 각별하게 와 닿을 것이다.(유지나)

시노다 마사히로 (Masshiro Shinoda)

1931년 3월 9일 생. 와세다 대학에서 드라마와 문학을 전공하였고, 1952년 졸업한 뒤, 쇼치쿠 영화사와 스튜디오의 조감독으로 일했다. 1960년대 중반독립 프로덕션을 차리고 [사랑의 편도차표], [동반자살]과 같은 영화들을 만들어 평단의 호평과 흥행을 동시에 얻으며 주목을 받았다. 오시마 나기사 등과 함께 일본의 ‘누벨바그’감독에 속하는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은 주로 감각적인 모더니즘에 강한 애착을 보인 작품을 선보였다. 2003년 현재 지난 10년 동안 품고 다듬어온 야심찬 프로젝트 [스파이 조르게]를 20억엔의 대작으로 완성, 선보일 채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