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th 상영작

제목 : 폰티풀 Pontypool
감독 : 브루스 맥도날드 (Bruce McDONALD)
정보 : Canada/2008/95 /35mm/C/Dolby SRD


수많은 좀비 영화가 쏟아져 나온 지금, 과연 기존과는 전혀 다른 좀비영화가 여전히 가능할까? 이런 의문을 품는다면 그 해답이 여기에 있다. 밀폐된 공간을 잘 활용한 이 이색 좀비영화는 여전히 무섭고 재밌지만, 의외의 설정으로 사고를 환기시키고 색다른 영감을 준다.왕년에 잘 나가던 베테랑 라디오 진행자 그랜트는 소도시 폰티풀의 교회 지하에 위치한 라디오 방송국의 아침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는다. 첫날부터 그랜트는 날씨나 교통상황 같은 일상만을 보도하기를 바라는 프로듀서 시드니와 갈등을 빚다가 지루함을 깨기 위해 현장 리포터 켄이 전해주는 기이한 소식을 전하기 시작한다. 반신반의하던 그랜트와 시드니는 미지의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라디오 진행자가 주인공인 이 영화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감염된 영어를 타고 전파된다는 설정은 역설적이다. 더군다나 스튜디오에 갇힌 그랜트와 시드니는 외부와 언어로 소통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들은 ‘입 닥치거나 죽거나(Shut up or die)’인 상황에 처한다. 언어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는 여러모로 현대 언어학이나 미디어의 책임, 소통의 불가능성 등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왜 하필이면 영어인가? 실제로 캐나다에서 불어사용자가 줄어들고 심지어 불어 사용자가 다수인 퀘벡에서 소수의 영어 사용자가 정치와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맥락을 비쳐보았을 때, 다수 언어의 권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영어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그랜트와 시드니가 엉터리 불어로 소통을 하는 장면은 코믹하면서도 절박하게 느껴진다. (조혜영)


브루스 맥도날드 (Bruce McDONALD)

라이슨 대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한 그는 1989년 <로드킬>로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하이웨이 61> (1991), <하드 코어 로고> (1996), <클레어 작전>(2001) 등을 만들었고, 2006년 작 <트레이시의 파편들>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