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th 상영작

제목 : 도쿄잔혹경찰 Tokyo Gore Police
감독 : 니시무라 요시히로 Yoshihiro NISHIMURA (Yoshihiro NISHIMURA)
정보 : Japan/2008/107 /Digi-Beta/Color

<도쿄잔혹경찰>의 중간 중간에는 짧은 광고물들이 삽입되어 있다. 그런데 이것들은 하나같이 우리의 상식을 조롱하듯 황당하기가 짝이 없는 것들이다. 거기에서 경찰은 무자비한 폭력성을 자랑스레 내세우는가 하면 할복이나 칼로 손목을 긋는 행위도 코믹하게 권장된다. 그럼으로써 영화 속의 세계가 얼마나 기이하면서 우스꽝스러운 잔인함에 물들어있는가 하는 것이 드러난다. 이 무지막지한 세계를 견딜 수 없으면 이 영화를 보는 것은 아예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말해도 될 것이다. 



<도쿄잔혹경찰>의 무대가 되는 도쿄는 끔찍하게 위험한 생체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곳이다. ‘엔지니어’라 불리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은 자신의 육체를 가공할 무기로 변형하며 파괴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다. 영화는 이들 ‘엔지니어’를 처치하는 한편 바이러스의 출처도 밝혀내야 하는 경찰 루카의 발걸음을 따라간다. 그녀와 함께 하는 중에 우리가 빈번하게 발견하게 되는 현상은 육체의 변형과 훼손이다. 그 같은 현상의 과도함이란 점에서만 말하자면 <도쿄잔혹경찰>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세계를 간단히 추월해버린다. 



한편으로 영화는 사람들에게서 뿜어 나오는 피도 자주 보여주며 제목에 쓰인 ‘잔혹’이란 단어에 값한다. 여기에서 유혈 장면들은, 마지막에 단 한 번 쓰여 충격을 줬던 <쓰바키 산주로>(구로사와 아키라, 1962)에서와 달리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며 화면을 말 그대로 시뻘겋게 적신다. 마치 가와지리 요시아키의 하드고어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만든 듯한 인상을 주는 이 잡종 SF 영화는 잔혹과 엽기와 기괴에 관한 한 ‘극단의 상상력’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홍성남)

니시무라 요시히로 Yoshihiro NISHIMURA (Yoshihiro NISHIMURA)

1967년 일본 출생. 많은 영화에서 메이크업 및 특수 효과 분야를 담당했다. <Meatball Machine>, <Suicide Club> 등으로 알려져 있다. 1995년 유바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Marginal Population Factor>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