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th 상영작

제목 : 추격자 The Chaser
감독 : 나홍진 NA Hong Jin (NA Hong Jin)
정보 : Korea/2008/123 /35mm/Color

<추격자>는 대도시 주택가의 밤을 무대로, 땀에 전 전직 형사 출신의 포주가 그저 취미생활 하듯 사람을 죽이는 연쇄살인범에 혼자 힘으로 맞서 대결하는 스토리를 다룬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수뇌부에서 말단형사까지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둔하다. 무능한 공권력과 악의 점증하는 실체라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의 공통된 불만이다. 나쁜 놈과 덜 나쁜 놈의 대결이라든가, 무능한 공권력과 개인의 영웅적인 결단의 대비라든가 하는 것은 이 영화 말고도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있었다. 주인공을 끊임없이 한계상황에 밀어 넣는 플롯도 이 장르영화의 현대적인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데이빗 핀처의 <세븐>과 같은 영화에서 볼 수 있었다. 



<추격자>는 상당한 기시감을 주는 이런 장치들을 깔아놓으면서도 새끼를 울게 만드는 적에 대한 아비의 분노와 비슷한, 짐승의 절실한 보호본능을 자극함으로써 상당한 윤리적 지점에 도달한다. 동시에 지속적으로 어둠의 질감을 담아내며 누구에게도 도움을 호소할 수 없는 등장인물의 절실한 표정을 포착함으로써 동시대의 한국인들의 집단의식과 접속한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강조되는 것은 짐승이 돼버린 두 남자 주인공의 육체성이다. 그들의 육체는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지며 숨이 붙어 있을 때까지 싸운다. 참혹하게 전시되는 이 육체의 훼손과정 속에서 액션이라고 명명되는 장르영화의 관습적 즐거움은 깨진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간간이 보이는 그들의 일그러진 표정들은 어떤 도덕적 명분으로도 구제할 수 없었던 우리 시대의 맨 얼굴이다. (김영진)

나홍진 NA Hong Jin (NA Hong Jin)

단편 <완벽한 도미요리>로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비롯한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며 주목 받기 시작. 2007년 <한>으로 대종상을 수상하며 단편영화계 최고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추격자>는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첫 장편으로 2008년 대종상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쓸며 한국영화계를 이끌 신예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