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th 상영작

제목 : 키친 Kitchen
감독 : 임호 (Yim Ho)
정보 : HK/JAPAN/1997/124min.

<키친>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일본소설을 홍콩 영화로 옮겼다는 데에서 눈에 띄는 특징적인 변화나 다른 맥락은 없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간결하고 단순한 문장은 임호의 감각적인 광고영상으로 옮겨지고 원작을 이끄는 전지적 시점은 영화에서 루이(남자 주인공)의 시점과 나레이션으로 바뀌었다.
헤어드레서인 루이는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러나 그의 생물학적인 아버지는 지금은 성전환을 해서 어머니로 바뀌어 있다. 결국 그는 지금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날 루이의 고객이었던 한 할머니가 죽는다. 루이는 그녀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장례식에서 루이는 고객의 유일한 가족이었던 손녀 아기를 만난다. 할머니를 잃은 슬픔을 견디지 못하는 아기는 냉장고에서 나오는 빛을 바라보며 아무 것도 먹지 않은 채 살아간다. 이를 보다 못한 루이는 자신의 집으로 아기를 데려오기로 마음 먹는다. 어머니인 엠마는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아기는 서서히 슬픔을 극복하게 된다. 그러나 엠마 또한 성전환혐오자에게 죽임을 당한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루이는 중국으로 떠나게 된다. 영화는 루이와 아기가 드디어 사랑을 시작하게 될 때쯤 끝이 난다.
영화는 다양한 색깔의 빛과 소프트 포커스를 사용해서 동화적이고 만화 같은 질감을 가진 공간을 만든다. 그러한 공간은 사회에서 인정하는 가족의 규범에 들어맞지 않는 루이, 아기, 그리고 엠마가 이루 또 다른 가족을 따뜻하게 보듬어안고 있다. 또한 그 공간은 슬픔과 고통을 견디고난 이후에야 비로소 기쁨과 사랑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자연스러운 정서의 흐름에 대한 울림으로 다가온다.(김선아)

임호 (Yim Ho)

런던 국제영화학교에서 수학. 홍콩 TV에서 작가 및 프로듀서-감독으로 3년간 일한 후에 장편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뮌헨영화제 오프닝작 [귀향], 대만 금마장상 8개 부문 수상작 [홍진], 동경영화제 작품상, 감독상 수상작 [태양이 식은 날]등을 만든 바 있다. 2000, 양가휘와 양자경을 주연으로 기용한 [나비효과 Butterfly Effects]를 연출했고, 2001년에는 미국과 합작으로 윌렘 데포 등의 미국배우들과 홍콩배우들을 출연시킨 [Pavilion of Women]을 연출했다.